[현장 속으로] 리뷰에 울고 웃는 자영업자들

지역/소상공인 / 김영란 기자 / 2022-10-04 07: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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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성리뷰, 별점 테러...마케팅인가, 독인가
- 소상공인 78% ‘배달앱 리뷰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어’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의 증가와 이에 따른 배달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배달앱 플랫폼 또한 높은 매출성장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매출 70% 이상이 배달앱에서 나오는 터라 소비자 리뷰가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하고서는 영업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이미지_pixabay)

 

# 김밥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최근 황당한 리뷰 테러를 당했다. 자신의 애들 간식 도시락에 캐릭터 토끼를 만들어 넣어 달라는 고객 주문 요청을 거절한 결과였다. 밀린 주문에 바쁜 상황이었고 보기 드문 황당 요청사항이라 그냥 주문한 김밥만 포장해 전달했다. 젊은 나이에 나름 열심히 가게를 운영해 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리뷰는 충격적이었다. “장사가 좀 된다고 배가 부르냐, 어려서 장사를 할 줄 모르냐, 가게 하나 망하게 하는 건 일도 아니다”며 “장사의 기본은 하라면 하라는 대로가 기본이다. 캐릭터 토끼 좀 만들어 달라는게 진상이냐, 다시는 이용하지 않는다”며 리뷰 최하점인 별 1개를 남겼다.


‘별점‧리뷰테러’ 등 리뷰피해 경험 소상공인↑
급속히 변화・발전하는 온라인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작성하고 공유하는 리뷰 정보는, 다른 소비자들의 선택에 있어 정보의 중요한 지표가 되기도 하고 리뷰정보 데이터를 경쟁력 삼아 커뮤니티를 형성함으로써 마케팅에 적극 활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소비자 리뷰의 긍정적인 면도 존재하는 반면, 온라인상에 올라온 악성 리뷰 때문에 심적‧경제적 피해를 받고 있는 자영업자의 사례들은 심각한 수준이다. 위 사례는 유명 커뮤니티에 게재된 실제 사례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이를 들어주지 않자 무자비하게 비난하고 독설을 남긴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소비의 증가와 이에 따른 배달산업의 폭발적 성장에 따라 배달앱 플랫폼 또한 높은 매출성장을 보이고 있다. 자영업자 매출 70% 이상이 배달앱에서 나오는 터라 소비자 리뷰가 미치는 영향력을 간과하고서는 영업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12월 온라인쇼핑 경험이 있는 만 20세 이상의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97.2%가 ‘구매 전 리뷰를 확인한다’고 응답했다. 그만큼 리뷰를 통한 음식 및 서비스에 대한 만족 여부가 소비자들에겐 중요한 정보로 여겨진다는 의미다.

 

▲ 업주와 소비자 간의 건강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야 할 소비자 리뷰가 일부 소비자들의 무리한 행태로 인하여 자영업자들에겐 고통이 되고 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점 테러’를 한다거나 ‘리뷰 테러’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영업 피해를 입은 경우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게 할 수 있지만 매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이미지_pixabay)


하지만 업주와 소비자 간의 건강한 소통의 창구가 되어야 할 소비자 리뷰가 일부 소비자들의 무리한 행태로 인하여 자영업자들에겐 고통이 되고 있다.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별점 테러’를 한다거나 ‘리뷰 테러’를 하는 소비자들에게 영업 피해를 입은 경우 업무방해죄로 처벌받게 할 수 있지만 매출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 9월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발표한 ‘배달앱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78%가 ‘배달앱 리뷰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사유로 ▲소비자의 잘못을 음식점 실수로 전가(79.0%) ▲이유 없는 부정 평가(71.7%) ▲리뷰를 담보로 하는 무리한 서비스 요구(59.7%) 등이 꼽혔다.

 

▲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배민외식업광장 가입사업자 1,421명이 참여한 ‘리뷰 이벤트 하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에서 ‘리뷰 이벤트도 마케팅의 일부, 해야한다‘가 63.1%(897명), ’득보다 실이 많은 리뷰 이벤트, 안 하는 게 낫다‘가 36.9%(524명)로 조사됐다.(이미지_freepik)


‘소비자 갑질’ 멈추는 상호 노력 필요
이러한 리뷰 마케팅에 대한 자영업자들의 반응도 주목된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 배민외식업광장 가입사업자 1,421명이 참여한 ‘리뷰 이벤트 하고 계시나요?’라는 질문에서 ‘리뷰 이벤트도 마케팅의 일부, 해야한다‘가 63.1%(897명), ’득보다 실이 많은 리뷰 이벤트, 안 하는 게 낫다‘가 36.9%(524명)로 조사됐다.


참여자들 중 ‘우리 매장은 리뷰이벤트를 부풀림 없이 꾸준히 하고 있다. 고객님들 의견도 참고하며 불편사항을 올렸을 땐 다시금 재정비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대답한 반면, ‘안하는 게 낫다. 리뷰이벤트 제품 마음에 안 든다고 받고도 별점테러 하는 분들 어떻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고, 리뷰하나에 업주들 죽고 살고 하는데 너무 무책임 하다’는 등의 의견들도 엇갈렸다. 하지만 ‘리뷰 먹튀’에 대한 플랫폼 측의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는 점, 기존의 형태 변경을 통해 리뷰 갑질을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은 공통된 일성이었다.

 

▲ 경기도에서 운영 중인 공공배달앱 '배달특급' (이미지_배달특급 홈페이지)

 

서울시의 ‘제로배달 유니온’, 여수시의 ‘먹깨비’ 등 몇몇 지자체에서 공공배달앱을 내놓으며 배달 중개수수료를 낮추고 소상공인들의 플랫폼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과 인지도가 낮아 기존 배달앱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기도 ‘배달특급’은 여러 평가문구 중 해당하는 것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응답하는 ‘문구 선택형’으로 리뷰 기능을 변경해 무분별한 악성 리뷰를 사전 차단, 자영업자를 보호하는 노력을 해 오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달 플랫폼이 나서 리뷰 방식을 바꾸는 등 자영업자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구 선택형, 상호 평가(이용자, 업주 상호 평가) 등 국내·외 여러 업체의 리뷰 방식을 참고해 변화를 꾀할 필요가 있으며, 또한 일부 악성고객들을 각성시키고 건강한 리뷰 문화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 등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김영란 기자 supu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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