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줌인] 환율 급등 속 위기의 중소기업들, 경제위기 오나

기업포커스 / 이경희 기자 / 2022-09-27 01: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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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 아닌 수출증대로... 현장에 맞는 정책 마련해야
▲ 28일(금일) 기준 환율은 1,439.9원에 거래를 마치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그 영향으로 코스피는 2% 넘게 급락해 2년 2개월 만에 2,200선이 붕괴됐다.(이미지_/pixabay)
 

 원‧달러 폭등세가 심상치 않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연이은 보폭 큰 금리인상과 에너지 수급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28일(금일) 기준 환율은 1,439.9원에 거래를 마치며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고, 그 영향으로 코스피는 2% 넘게 급락해 2년 2개월 만에 2,200선이 붕괴됐다.


환율 폭등 속, 불어나는 무역적자 우려
이러한 강달러세는 국내 산업들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데, 특히 주요국에 비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그 여파가 상당하다. 우리나라의 지난 상반기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최근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미금리 역전, 유로화 약세 지속, 한국의 수출 증가율 둔화(무역수지 적자 확대), 중국경제의 성장 전망 하락 등 환율시장의 불안정 요인이 지속되면서 향후로도 환율상승에 대해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 원자재를 수입하여 중간재(소·부·장)를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생산비용 증가라는 부담이 발생되는데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보다 수입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했다.(이미지_/pixabay)
 

우리나라처럼 무역의존도가 높은 경우 환율상승은 수출 중소기업에게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하는 내수 중소기업에게는 부정 요인으로 작용된다. 중소기업의 수출을 살펴보면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이 증가하는 동조화 현상이 뚜렷했으며,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하락하는 개도국(신흥국) 수출보다 선진국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원자재를 수입하여 중간재(소·부·장)를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생산비용 증가라는 부담이 발생되는데 최근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생산자물가보다 수입물가가 더 빠르게 상승했다. 때문에 제조원가가 증가하면서 납품단가를 더 받을 수 없게 되어 이익을 많이 남기기 어렵다. 특히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수입 원자재에 의존하는 업종들의 경우 이익은 고사하고 손실까지 감내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환율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지면 가장 피해를 입는 건 중소기업이다. 관세인하 등 정부대책과 납품단가 연동제 등 대기업들의 고통분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 원·달러 환율 추이와 중소기업 수출액 추이 비교_중소기업 수출액 단위: 억 달러/, 환율 단위: /달러 (자료: TRASS(수출액), 기재부(환율)


지나친 우려보다 수출 확대 기회로 삼아야
이러한 가운데 중소기업중앙회와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은 최근 환율급등에 대해 중소기업들이 지나친 우려보다는 오히려 수출 확대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과도한 불안은 외환시장 안정에는 물론 환율 급등락에 대응력이 부족한 수출 중소기업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일부 제약은 있을 수 있지만 환율 상승은 수출 중소기업의 채산성 개선 및 가격 경쟁력 제고에는 분명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령, 미국 등 주요국에서 인기 있는 화장품 등 K-뷰티 제품은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만큼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기중앙회가 지난 6월 수출입 중소기업 508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하반기 중소기업 수출전망 및 수출입 중소기업 물류애로 실태조사」에 따르면, 환율 급등으로 이익이 발생했거나 영향이 없는 기업이 69.5%(이익발생 19.1%+영향없음 50.4%)로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한 기업(30.5%)을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환율상승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 경로(자료_중소벤처기업연구원)

 

경제위기 타개, 기업‧정부‧여야 정치권 협력해야
이러한 가운데 중기중앙회와 중기연구원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 등 당면한 복합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기업과 정부, 여야 정치권이 함께 지혜를 모아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선, 내수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은 해외시장 개척에 과감히 나서서 특히, 통화가치 하락폭이 큰 신흥국보다 미국과 같은 선진국의 고급 소비재 시장을 공략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가격과 품질은 물론 디자인, 마케팅 등 다각도로 경쟁력을 갖추도록 자구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는 기업을 옥죄는 규제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기업이 신바람 나게 국내 신규 투자와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나가고, 중소기업의 수출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 전시회 참가와 물류비 지원 등을 확대해야 한다.

 

▲ 중소기업중앙회 9.28 롯데호텔 제주「2022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기자간담회」개최(사진_중소기업중앙회)


나아가 환율 변동에 대응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환리스크 대응 지원과 함께 강달러 상황이 우리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시장을 면밀히 살펴 명확한 정책 시그널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국회는 여야 정치권이 민생1호 법안으로 합의한 납품단가 연동제를 조속히 법제화해 대·중소기업간 수위탁거래에서 제값받기 또는 공정거래를 정착시키고, 수입 원자재로 중간재를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어줘야 할 것이다.


최근의 환율 급등 상황이 위기가 아닌 수출증대로 이어지고 채산성과 경쟁력 제고의 기회로 만들 수 있도록 기업·정부·국회가 소통을 강화해 현장이 원하는 정책을 적시에 마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소상공인포커스 / 이경희 기자 leegh0224@bizfoc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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