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원과 상인의 노력이 만든 '골목형 상점가'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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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의 골목형 상점가 지원 사업으로 시작된 변화는 단순히 간판을 바꾸는 데 그치지 않았다. 상인들이 머리를 맞대어 공용 쿠폰을 만들고, 주말마다 플리마켓을 열며 주민들과 눈을 맞춘 결과, 이곳은 이제 '지나가는 길'이 아닌 '찾아오는 목적지'가 되었다.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사진=소상공인포커스 DB) |
저녁 시간이 되자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 사장이 먼저 말을 건넸다. “오늘은 아이 학교 끝났어요?” 손님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계산을 하면서는 따로 주문을 묻지 않았다. 늘 먹던 메뉴를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골목에서 다시 생겨난 변화는 매출 그래프가 아니라 이름을 부르는 관계였다.
벽화가 그려지고 사람들이 찾아오기 시작한 뒤 골목의 고민은 ‘어떻게 다시 오게 할 것인가’로 바뀌었다. 그 답은 단골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는 박 모 씨는 매출 장부 옆에 단골 명단을 따로 적기 시작했다. “하루 매출보다 다시 오는 손님 수를 봅니다. 그게 더 중요하더라고요.” 단골 한 사람의 소비는 광고비보다 강하다.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주변 사람을 데려오고, 온라인에 자연스럽게 홍보를 해준다. 프랜차이즈가 따라 할 수 없는 구조다.
이 골목에서는 상인회가 함께 멤버십 스탬프를 만들었다. 어느 가게에서든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쿠폰이다. 한 가게의 손님이 골목 전체의 손님이 되는 구조다.
손님 김 씨는 말했다. “여기는 동네라서 와요. 그냥 물건을 사는 곳이 아니라 아는 사람이 있는 곳이니까요.” 관계가 생기자 소비가 안정됐다. 유동인구에 의존하던 매출 구조에서 반복 방문 중심 구조로 바뀌었다. 비 오는 날에도, 평일 저녁에도 일정한 손님이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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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인회 중심의 멤버십·공동 쿠폰 사업은 지자체 지원 사업으로 추진 가능하다. (사진=소상공인포커스 DB) |
지자체의 골목형 상점가 지원 사업은 이런 변화를 가능하게 했다. 공동 마케팅, 거리 행사, 상인 교육을 통해 개별 점포가 아닌 골목 전체가 하나의 상권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말마다 열리는 작은 플리마켓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단골을 만드는 장치였다. 아이 손을 잡고 오는 가족, 반려견과 함께 산책 나온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가게에 들어왔다.
소상공인에게 가장 두려운 말은 “다음에 올게요”였다. 그러나 지금은 그 말이 다시 희망이 되고 있다. “내일 또 올게요.” 그 한마디가 하루 매출보다 크게 느껴진다고 사장님은 말했다.
골목상권의 미래는 대형 유통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만드는 데 있다. 온라인이 편리함을 준다면 골목은 기억을 준다. 그 기억이 다시 발걸음을 돌리게 만든다. 이곳의 상인들은 이제 매출을 혼자 고민하지 않는다. 함께 회의를 하고 함께 행사를 준비한다. 단골은 가게의 손님이 아니라 골목의 손님이 된다.
밤이 깊어지자 마지막 손님이 인사를 했다. “사장님, 내일 또 올게요.” 그 말을 들으며 사장은 가게 불을 끄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었다. 그 한마디가 다시 장사를 계속할 이유가 되었기 때문이다.
●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정보
골목형 상점가 지정 제도를 통해 공동 마케팅, 시설 개선, 온누리상품권 가맹 지원 등을 받을 수 있으며 상인회 중심의 멤버십·공동 쿠폰 사업은 지자체 지원 사업으로 추진 가능하다. 지역 커뮤니티 행사와 연계하면 단골 기반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소상공인포커스 / 노금종 기자 nkj1966@ilyoweek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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