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강신영 이사장’

인터뷰 / 소정현 기자 / 2022-06-27 12: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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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회사‧대기업’ 중소기업과 무역중개업 종사
댄스스포츠 입문 ‘선수‧강사‧기자‧저술’로 종횡무진

경험많은 시니어 열정페이보다는 적절한 수입창출
드러나지 않은 사회적제약 ‘전향적 신속한 정책을’
▲ 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강신영 이사장

 

● 현재 은퇴한 시니어 세대인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보이시고 있는데?


▼ 49세까지 열심히 직장생활을 했다. 외국계 회사, 대기업, 중소기업을 거치며 수출‧입, 내수 등 다양한 경험을 했다. 그후 10년간 개인기업으로 무역 중개업 및 해외 유명 스포츠 브랜드 한국 도입 작업에 관여했다.


이어 65세까지는 인생 2막으로 댄스스포츠에 입문하여 동호인 활동, 지도자 과정, 영국 유학, 장애인 댄스 봉사, 선수활동, 강사 활동, 댄스스포츠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댄스스포츠 세계의 모든 것을 섭렵할 수 있었다. 댄스 책을 8권 썼지만 그 중 ‘캉캉의 댄스 이야기’는 3,410페이지의 대작이다.


‘시니어파트너즈’라는 회사가 운영하던 ‘유어스테이지 포털’ 시절 대한민국 100대 우수 블로거에 선정되면서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했다. 지금도 블로그 덕분에 글쓰기로 소일 내지는 힐링의 시절을 즐기고 있다. 한국문인협회 정회원, 송파 문인협회 수필분과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중앙일보에 댄스 칼럼을 3년간 연재했으며 이어서 여성경제신문에 댄스 칼럼을 연재 중이다. 울산신문에는 매주 ‘백세 칼럼’을 연재 중이다.


개인 건강을 위하여 걷기 운동, 등산, 당구, 여행 등을 즐기고 있다. 세계 일주를 대략 마쳤다. 앞으로도 여행에 많은 시간을 할애 하고자 한다.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위하여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 참여 중이다.

● 출산율은 급락인데, 고령화 사회 진입은 가파르게 급증하고 있다. 현 정부의 시의적절한 핵심 대응전략은?


▼ 시니어들이 아침에 눈뜨면 집 밖에 나오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집에만 있으면 부부싸움도 잦고 개인적으로도 건강에 해롭다. 집을 나서면 할 일이 많도록 사회적인 프로그램이 보다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운동을 하든, 글을 쓰든, 여행을 하든 움직이게 만들어야 한다.


시니어들은 경험이 풍부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도서관이다. 그대로 사장 시키는 것보다 활용할 수 있는 마당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이용만 하는 열정 페이보다는 적당히 수입이 생기도록 해줘야 한다.


한편, 출산율 급락은 결혼 자체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취업이 안 되니 수입이 없고 돈이 없으니 결혼 대상자가 안 나서고 스스로도 포기하게 된다. 배금주의 사상도 문제다. 우리 시대에는 사랑 하나면 미래를 보고 결혼했다. 지금은 조부모 재산까지 따지면 배우자를 찾으려 하니 ‘세상은 돈이 최고다’라는 생각이 만연하고 있다.  

 

▲ 저는 아프리카, 남미 포함 세계 45개국를 두루 여행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올라가는 중턱에서


● 실버세대만의 고충과 애로요인을 세부분 정도로 진솔하게 말씀하여 달라.


▼ 첫째, 경로사상이 흐릿해진다. 나는 독거노인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두 집 건너 한 집이 혼자 사는 집이다. 그러나 세상은 아직 혼자 사는 사람 위주가 아니다. 음식점에 가도 혼밥은 꺼린다. 4인상을 기준으로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혼자 가면 고기 2인분도 안 판다. 점심은 그나마 찾아다니며 때운다지만, 저녁 식사는 막막할 때가 많다. 혼밥 시대에 대비하고 맞아줘야 한다.


전철의 경로석은 비교적 잘 지켜지지만, 간혹 젊은 사람들이 경로석에 무례하게 앉아 딴 짓하는 꼴불견을 본다. 기분도 상하고 한말 하자면 봉변당할 것 같아 모른 척 한다. 버스는 경로석이 거의 안 지켜진다.


둘째, 노인들은 남자, 여자 모두 배뇨기관이 노화되어 화장실 갈 일이 자주 있다. 요실금, 전립선 비대증, 급박뇨, 설사 복통 등 증세가 자주 온다. 동네 곳곳에 공중화장실이 적당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경의중앙선 같은 긴 전철 노선은 화장실이 없어 참지 못하고 내렸다가는 막차를 놓치거나 다음 열차 기다리는데 배차 간격이 길어 고생한다.


셋째, 사회적으로 세대 갈등이 심하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연령대 별로 따로 논다. 이런 괴리를 연결해줄 사회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 댄스스포츠에 입문하여 선수와 강사 활동, 댄스스포츠 잡지 기자로 활동하며 댄스스포츠 세계의 모든 것을 섭렵할 수 있었다. 댄스 책을 8권 썼지만 그 중 ‘캉캉의 댄스 이야기’는 3,410페이지의 대작이다.


● 현 실버세대는 건강하고 활동적이다. 은퇴 후 적절한 일자리 창출을 위시하여 현실적으로 제약 요건이 절대 간단치 않은데?


▼ 노인들은 일단 과거 직장처럼 시간과 장소에 속박되는 것을 싫어한다. 시간을 자유롭게 쓰면서 할 수 있는 일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농촌, 어촌 등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하던 일을 요즘 일손이 없어 애를 먹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노인들에게 긴밀하게 정보를 주면 시간도 많고 일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므로 작업지까지 가는 교통편도 약점이다.


10년 전 청와대 국민대통합본부 주관으로 산업화 시대 노인들을 대상으로 대학생들이 자서전을 쓰게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중동파견 건설 근로자로 자서전 한권을 쓰게 되면서 젊은 세대들과 소통이 왜 필요한가 절실히 느꼈다. 대학생들도 매우 좋은 경험이었다며 보람 있어 했다. 이웃집 아저씨, 노인은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인 줄 알았는데 배울 점이 많았다고 했다.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댄스스포츠를 지도하여 대통령이 참석하는 자리에도 나가서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점차 엘리트 체육화 되면서 젊은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많아지자, 노인 지도자나 노인 장애자가 설 곳이 없어졌다. 경기 대회에 나가서 메달을 따 와야 하는데, 노인들은 경쟁력이 떨어지고 선호도도 떨어지자 시들해진 것이다.


이제는 노인들도 사회적 기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러나 노인들은 보이지 않게 나이 때문에 유리 천장을 경험한다. 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봉사하고 싶어하는데, 공모전에 참가해 보면 늘 젊은 사람들 대상으로 수혜가 돌아간다. 노인들에게 가산점이라도 줘야 경쟁이 될 판이다. 65세 이상이면 공공 교육이나 프로그램에서 탈락하는 경향이 많다. 여행사에서도 노인들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여행자보험도 80세 이상이면 안 받아준다.

● 시니어 계층은 사회 구성원의 전계층을 담아내고 있다. 현 세태를 예의주시하시면서 격의 없이 조언하여 달라.


▼ 흡연은 건강에 해롭다며 거론 자체를 금기시 한다. 그러나 노인들은 평생 습관화된 흡연습관을 끊기는 어렵다.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금연하기보다 정신적인 건강에 나쁘지 않다면 지나치게 금기시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적당히 흡연 장소도 만들어주고 흡연자들은 너무 백안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이라는 남아공의 테이블 마운틴 가장 좋은 자리에 흡연지역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부러웠다.


우리나라 금연 문화는 지나치게 군대식이고 단속 위주다. 금연지역에서 흡연하면 과태료 부과 방식이다. 일본에 가봤더니 노인들을 계도 위주로 금연 지역에서의 흡연을 제지하는 것을 봤다. 노인들이 계도하면 별 저항 없이 말을 듣는다.


한편, 우리나라는 배금주의가 너무 팽배해 있다. 결혼 배우자는 물론, 사회적 관계에서도 돈 많은 사람이 아니면 사람 취급 받기 어렵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가 결혼을 기피하게 하고 출산율 저하 현상을 가져 온다. 세상은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중산층 기준 및 행복의 기준 1위가 돈이라니 저속하다고 할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이런 말씀을 드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중도덕이나 기초질서 수준이 낮다. 너무나 이기주의적인데도 사실 잘 모르는 것 같다. 휴대폰 통화 소리에 얼굴 찌푸리고 지나치게 큰 소리로 대화하는 사람들 때문에 술집이나 당구장에서 종종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전철 승차시 새치기하는 사람이나 다른 사람을 투명 인간 취급하듯 떠들고 공간을 차지하는 수준은 심각할 정도다, 거리에서 툭툭 치고 지나다니는 습관은 서양인들이 가장 질색하는 부분이다.

◘ 강신영 프로필
1952년생,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現 한국시니어브리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現 중앙일보 댄스 칼럼니스트
著書 ‘캉캉의 댄스이야기’ ‘이야기로 푸는 댄스스포츠’

 

소상공인포커스 / 소정현 기자 oilga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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